멜버른 클레이튼에서 시간여행하기 – 앤틱 덕후의 천국, Waverley Antique Bazaar
🚪 "여기 들어가면, 나오는 건 당신 마음대로 안 됩니다"
멜버른 클레이튼 지역에 살면서 처음 이 가게를 알게 된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그냥 동네 중고가게 하나겠지"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던 그날, 저는 시간 여행의 입구에 들어선 것이었습니다. 88 Garden Road. 구글맵으로도 금세 찾을 수 있는 이 곳은, Waverley Antique Bazaar—이름부터 뭔가 기대감이 들죠?
문을 열고 들어서면, 좁은 입구와 달리 안쪽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마치 “앤틱 월드”에 발을 디딘 기분이에요. 240개가 넘는 딜러들의 개별 부스가 다닥다닥 모여 있는데, 각각의 세계관이 달라요. 어떤 코너는 1960년대 런던 빈티지 느낌, 어떤 곳은 클래식 오스트레일리안 가정집의 거실, 또 어떤 곳은 타임머신에 타고 1차 세계대전 시대로 간 듯한 군용 장비가 진열돼 있죠.
🧸 “이런 물건을… 여태 누가 가지고 있었던 거야?”
저는 처음 갔을 때, 플라스틱 장난감 로봇을 하나 샀습니다. 배 밑에 작게 ‘1985. Made in Japan’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30년 전엔 이게 최첨단이었을 텐데, 지금은 귀여운 골동품.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에요.
- 오래된 광고 간판
- 1930년대 전화기
- 할머니의 주방에서 봤을 법한 식기 세트
- 옛날 호주 동전으로 만든 목걸이
이 모든 것들이 ‘물건’이 아닌 ‘이야기’를 품고 있어요. 그냥 상품이라기보다, ‘그 시절’의 공기와 추억, 문화가 가득 묻어난 거죠.
🛒 팁 하나: “장바구니보다 시간부터 챙기세요”
이곳은 한 바퀴 도는 데만 2시간, 진지하게 구경하려면 반나절은 걸려요. 입구에 간이 카페가 있으니 중간에 커피 한 잔 하며 재충전하는 것도 추천! 발 편한 신발 신고 가세요. 저는 처음에 30분 정도 둘러볼 생각으로 갔다가 3시간 넘게 있었고, 주차장에 나와 보니 해가 기울고 있더라고요.
🚗 차 타고 20분 – 또 다른 세계, Hunted Antiques
“Waverley에 갔으면, Hunted Antiques도 꼭 가봐야 해!”
이건 멜버른 앤틱 마니아들 사이의 불문율이에요. Bayswater 쪽으로 차로 약 20분만 달리면 도착하는 이곳은, Waverley와 같은 운영진이 꾸린 또 다른 세계입니다.
여긴 마치 ‘앤틱의 백화점’ 같아요. 규모는 거의 1에이커, 즉 축구장 크기죠. 테마별로 나뉘어 있어서 ‘빈티지 가구 존’, ‘유럽풍 조명 코너’, ‘고전 책방’ 등 다양한 존을 탐험하는 재미가 있어요. 특히 오래된 지도나 화석, 손때 묻은 여행 가방 같은 소품들은 여행 덕후라면 두 눈이 번쩍 뜨일 아이템들입니다.
💡 추천 동선 팁
- 오전 10시쯤 Waverley 도착
- 1~2시간 구경 후 내부 카페에서 커피 or 파이
- 점심은 인근 클레이튼 맛집에서 한 끼
- 오후에 Bayswater로 이동 → Hunted Antiques 탐방
- 시간 여유되면 Bayswater 근처 벼룩시장이나 가든센터 들르기
하루 종일 골동품 여행 코스로 완벽합니다.
📸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
이 두 곳은 모두 사진 찍기도 너무 좋아요. 조명이 살짝 어두우면서도 따뜻하고, 골동품이 쌓인 모양이 워낙 아기자기해서 빈티지 감성 사진 찍기 딱이에요. 저도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들만 따로 폴더에 저장해두고 가끔 꺼내 봅니다. ‘그때 그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있거든요.
✨ 마무리하며…
앤틱숍이 단순한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건, 바로 이 두 곳을 다녀온 뒤였어요. 여긴 물건의 가격보다 이야기가 더 비싼 곳입니다. 어쩌면 ‘지금은 사라진 시간’들을 파는 곳일지도 모르죠.
멜버른 클레이튼 인근에 살고 계시거나, 여행 중이라면 꼭 한 번 들러보세요. 딱 한 번만 가더라도, 마음속에 오래 남는 장면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 주소 요약:
- Waverley Antique Bazaar – 88 Garden Rd, Clayton VIC
- Hunted Antiques – 37 Scoresby Rd, Bayswater 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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